비가 올랑말랑했던 이 날, 서대문 근처에서 점심을 먹고 날씨가 따뜻해 덕수궁 돌담길로 넘어와 산책을 했다.
몇년만의 온 건지 기억도 아득하다. 더군다나 겨울에 덕수궁 돌담길은 걷는 건 처음 인 듯 하다. 봄, 여름, 가을만큼 사람이 많진 않지만 돌담길이 주는 느낌이 자체가 참 좋다.
덕수궁 돌담길을 조금 걷다보면 서울시립미술관이 보인다.
덕수궁 돌담길까지 우연히 왔는데 이 날 서울시립미술관까지도 우연히 들어가보게되었다.
서울시립미술관 건물은 언제봐도 예쁘다.
현재 서울시립미술관 본관에서는 아트스페이스, 시드니가 공동 기획한 <경로를 재탐색합니다. UN/LEARNING&AUSTRALIA>, 송상희 개인전 <자연스러운 인간>, 영원한 나르시스트, 천경자, 가나아트 컬렉션 기획상설전<허스토리 리뷰> 등 여러 전시가 진행중이었으며 모두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경로를 재탐색합니다.
올해가 한국 호주 수교 60주년으로 한호 수교 60주년을 기념하여 진행되는 전시라고 한다. 호주의 예술가와 콜렉티브, 토착민 예술 센터 등 35명/팀을 초대하여 여러 세대에 걸친 호주의 동시대 미술 실천을 폭넓게 조망한다. 호주에 대한 기존 이미지들을 재고해 볼 수 있는 전시였다.
서울시립미술관 본관에서 가장 먼저 볼 수 있던 작품이다.
천장에 매달린 국기들은 실재 존재하지 않지만 호주 원주민 부족의 문양을 표현하고자한 것이고 각진 틀은 우리나라의 재료로 틀을 둘러싸는 살들은 호주의 재료로 만들어진 것이며 두 국가의 조화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한다. 시간을 잘 맞춰가면 작품 설명해주시는 도슨트님도 계시니 미리 알아보고 가는 것도 좋겠다.
이날 보았던 전시 작품 중 제일 인상적이었던 작품이다.
인상적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공포스러운 느낌이 들던 작품으로 의미를 모르고 보면 혐오스러울 수 있는 작품이지만 영연방이 원주민과 조약을 맺지 않은 유일한 나라가 호주였고 영국은 호주의 원주민들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원주민들 입장에서는 못마땅했던, 그런 영국 귀족들의 모습을 풍자한 작품이 이 작품들이다.
자연스러운 인간
송상희 작가 개인전으로 선과 악, 같음과 다름, 참과 거짓 등 분명해 보이는 기준에 의문을 제기하고 복잡하고 미묘한 상황 속에 얽힌 다면적이고 모순적인 인간의 본성에 주목하는 전시라고 한다. 시간상 초반부만 듣다가 지나친 전시라 아쉬움이 남는다.
허스토리 리뷰
1980년대 당시 정치적, 사회적으로 혼란스러웠던 시대를 배경에서 당시 여성 작가들의 역사와 일상적 삶에 얽힌 개인적, 사회적 시선을 조망하는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당시 지금보다 억압된 삶을 살 수밖에 없던 여성들의 이야기들을 그림으로 볼 수 있는 전시였다.
천경자 컬렉션
한국 화단의 대표적인 작가 천경자(千鏡子 1924-2015)는 시민과 후학들이 자신의 작품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194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60여년에 걸쳐 제작한 작품 93점을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하였다. 현재 천경자 상설전시는 '영원한 나르시시스트, 천경자' 라는 이름으로 20여점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었다.
화려한 색감에 보는 눈으로 보고 즐기는 재미가 풍부했던 천경자 작가님의 작품들. 참고로 천경자 컬렉션의 경우 사진촬영이 금지되어있다.
가볍게 전시 구경을 마치고, 서울시립미술관 1층에 위치한 카페 ‘SeMA CAFE’에 들렀다.
전시 구경을 끝내고 추운 날에 다시 바깥으로 나갈 필요없이 커피 한잔 하기 좋았던 곳이다.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은 3,500원으로 저렴하다. 주문은 카운터 옆 무인 키오스크로 가능하다.
음료뿐만아니라 케이크와 같은 디저트류가 있어 전시를 보고나서 허기를 채우기도 좋다.
카페 세마에는 좌석이 꽤 많다. 날이 좋을 땐 창가에 앉으면 서울시립미술관 바깥 조경도 구경할 수도 있을 거 같다.
아무래도 시립 미술관 안에 있는 카페라 그런지 다들 조용한 분위기로 카페를 이용하시고 계셨다.
요즘 같은 추운 날씨에 돌담길 걷다가 전시도 구경하고 커피도 마시고 실내 데이트 장소로 딱인 곳이다.
서울시립미술관 · 서울특별시 중구 덕수궁길 61
★★★★★ ·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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